폭스바겐 투아렉 에어 서스펜션 산길과 물길 가리지 않는 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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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2 11:54 폭스바겐 투아렉은 노면을 가리지 않는 뛰어난 주행성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형제차인 포르쉐 카이엔 터보가 강력한 심장을 갖춰 스포츠카를 압도하는 화려한 SUV로 기세를 떨친다면, 투아렉은 단순하면서도 매력적인 겉모습과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한다. 사실 이 비싼 차로 하드코어 오프로드를 헤집고 다니는 게 주저될 따름이지, 투아렉은 뛰어난 섀시 강성과 편안한 승차감, 뛰어난 휠 트래블과 차고 조절이 가능한 에어 서스펜션을 갖춰 터프가이 오프로더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투아렉이 다카르 랠리에서 끊임없이 멋진 승전보를 전해오는 비결은 바로 튼튼한 두 다리. 멋진 산악인의 깃발을 드리우는 투아렉 서스펜션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더블 위시본과 CDC 에어 스프링 조합해
라이벌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형제차인 포르쉐 카이엔과 마찬가지로 투아렉도 에어 서스펜션을 달았다. 맨 나중에 데뷔한 모델답게 기술적 수준은 가장 뛰어난 편. 앞 뒤 모두 더블 위시본 방식을 써서 편안한 승차감을 안겨주며, 차고와 쇼크 업소버의 감쇠력이 함께 조절되는 CDC(Continuous Damping Control) 에어 서스펜션을 갖췄다. 차체와 차축의 높이를 재는 센서를 통해 댐핑 압력을 무단계로 조절해 온로드에서는 핸들링 성능이 뛰어나고, 오프로드에서는 바퀴마다 달린 센서가 차체 높이를 지속적으로 감지해 앞 뒤 차축의 높이를 똑같이 유지한다.
투아렉의 장점은 주행상태와 운전습관에 따라 운전자 마음대로 서스펜션의 세팅을 바꿀 수 있는 것. 특별한 재미를 추구하지 않는 운전자라면 서스펜션 조절장치를 자동에 놓고 달리면 되지만 오프로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드라이버는 주행환경에 따라 입맛대로 감쇠력을 조절해 운전을 즐길 수 있다. 전자댐퍼 조절장치인 로터리 노브는 깔끔한 구성으로 쓰기 편하다.
프로그램은 컴포트와 오토, 스포츠 모드가 준비되는데 스포츠 모드를 고르면 자동으로 도로 레벨과 연동되어 지상고가 195mm로 낮아진다. 가장 부드럽고 승차감이 뛰어난 컴포트 모드에서도 급격한 차체쏠림을 끌어내거나 코너를 화끈하게 돌아나가면 자동으로 오토 모드에 가까운 반발력을 보인다. 센서를 통해 차체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체크, 조절해 적당한 모드로 바뀌는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에어 서스펜션의 차고조절 기능은 단순한 멋내기용이 아닌 차체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뛰어난 기술이다. 차고가 달라지면 차체는 설계된 대로 움직여주지 않기 때문에 주행상황과 화물량에 따라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차고는 서스펜션 암의 위치와 차체의 위치를 비교하는 단순한 방식을 쓴다. 노면의 상태에 따라 바퀴를 물고 있는 암의 위치가 달라지는데 이를 차체와 비교해 상대적인 높이를 계산하는 원리다.
고속주행 때는 차고를 낮춰 공기저항을 줄이고 차체 안정성을 높인다. 반면 오프로드를 달릴 때는 차체를 높여 하부를 보호하고 서스펜션의 움직임을 늘린다. 투아렉이 쓴 더블 위시본 방식은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만 차고 조절을 통해 위아래 움직임 거리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위아래 암의 설계에 따라 자세 조절 설계가 매우 쉽다. 서스펜션에 걸리는 부하가 크지 않고 노면 진동을 잘 걸러주는 장점을 갖췄다.
주행상태에 따라 차고 160~300mm 자동 조절
속도와 노면에 따라 모두 4가지 높이 레벨이 주어진다. 하중레벨은 차고를 최대한 낮춘 상태로 짐을 실을 때 편리하다. 시속 5km를 넘기면 자동으로 도로레벨로 바뀌게 된다. 도로레벨은 온로드를 달릴 때 차고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모드로 시속 125km가 되면 높이가 25mm 낮아지고 180km를 넘기면 10mm 더 낮아진다. 고속주행 때 차고가 15mm 내려가고 저속에서는 35mm 올라가는 벤츠 S 클래스 에어매틱 시스템보다 넓은 작동범위를 지녀, SUV의 특성을 읽을 수 있다. 차체 높이는 160mm(하중 레벨)에서 300mm(엑스트라 레벨)의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조절된다.
오프로드 레벨은 거친 노면을 달릴 때 적당하다. 달릴 때 지상고가 바뀌지 않도록 록 버튼을 누르면 시속 70km를 넘기지 못한다. 엑스트라 레벨은 차를 최대한 높여 장애물을 넘거나 고랑을 빠져나올 때 사용한다. 시속 20km 이내에서만 작동할 뿐 그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오프로드 레벨로 바뀌게 된다. 메이커가 밝힌 웅덩이 통과 높이는 엑스트라 레벨에서 최고 580mm. 투아렉은 차체 실링이 3중으로 되어 있어 오버 인테이크 파이프를 써서 흡기구를 높이면 훨씬 높은 물길도 통과할 만하다.
반면 에어 컴프레서의 작동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은 불만이다. 높이조절버튼을 돌리면 제어 모듈이 압력 어큐뮬레이터에 충분한 공기가 있는지 확인한다. 공기가 모자라면 에어 컴프레서를 돌려 압력을 채우는데 성질 급한 오너라면 투덜거릴 정도로 오래 걸린다. 이는 오프로드를 만나 차고를 높인 뒤 고속으로 달리다 다시 오프로드에 들어설 때는 에어탱크를 채우는 데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전기 에어 컴프레서는 공기 압력을 만들어내는 장치로 공기 건조기와 세트로 구성된다. 공기 건조기는 공기 안의 습기를 없애 에어 서스펜션의 손상을 막아준다. 에어 스프링의 튜브와 이어진 솔레노이드는 밸브를 여닫아 공기압을 조절하는 장치. 에어 컴프레서와 솔레노이드는 차체 가운데 달린 제어 모듈의 지시를 따른다. 차체를 높일 때는 솔레노이드 밸브를 열어 압축기에서 만들어진 공기를 에어 스프링에 넣고, 차고를 낮출 때는 압축공기를 빼내는 원리다.
차고를 오프로드 레벨로 올리면 쇼크 업소버의 강성이 매우 높아진다. 다시 말해 쇼크 업소버의 움직임이 거의 없어 승차감이 나쁘고 롤이 매우 심하다. 코너링 할 때 차체가 회전반경 바깥쪽으로 심하게 쏠리게 되어 운전자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진다. 오프로드에서 차체 보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차고 300mm 기능은 온로드에서는 다른 운전자의 머리 위에서 도로를 내려다보는 즐거움 외엔 별다른 매력이 없다.
사실 에어 서스펜션은 급출발 때 차체 앞부분이 들리는 스쿼트(squat)와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앞머리를 숙이는 다이브(dive)를 적극적으로 억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이다. 짧은 시간 나타나는 스쿼트에 비해 비교적 오랜 시간 지속되는 다이브는 뒤 타이어의 접지력이 떨어지고 차체가 불안정해져 더 위험하다. 투아렉의 자동조절기능은 센서로 차체 기울기와 차고를 잰 다음 스프링의 강성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겸한다.
고출력 SUV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훨씬 강력해진 심장을 견디려면 튼튼한 다리는 필수. 폭스바겐은 투아렉의 서스펜션 세팅을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르도록 설계했고 이는 테스트 과정을 통해서도 검증되었다. 투아렉의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의 충격과 진동을 흡수하는 서스펜션의 주목적을 충분히 이뤄냈다. 적극적인 전자장비로서 달릴 때 차체를 제어하는 능력도 만족스럽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기함 페이톤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투톱 모델이다. 폭스바겐의 대중성을 벗고 럭셔리 메이커로의 도약에 나서는 전천후 SUV 투아렉은 독특한 개성과 더불어 뛰어난 운전 재미를 선사하며 라이벌이 가득한 대양을 순항하고 있다.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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